[2024허14971] 단실재봉 이지오픈포대 특허 무효소송, 진보성은 왜 부정되었나

이번 사건은 ‘단실재봉 이지오픈포대’ 특허가 무효가 될 수 있는지 다투어진 사례입니다. 원고는 자신들의 발명이 새로운 특징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기존 선행발명들과 비교했을 때 통상의 기술자가 쉽게 도출할 수 있다고 보아 진보성을 부정했습니다. 이 판례는 포대와 같은 전통적 기술 분야에서도 “작은 차이가 과연 특허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명확한 메시지를 줍니다.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특허는 종이포대의 개봉을 쉽게 하면서도 봉합이 견고하도록 한 구조입니다.
핵심은

• 단일 실(체인스티치)로 재봉해 비용을 줄이고,

• 풀림을 방지하는 접착수단과 테이프를 함께 사용하며,

• 사용자가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유색 또는 형광 식별 테이프를 부착한 것.

원고는 이런 차별점이 기존 기술로부터 쉽게 떠올릴 수 없는 독창적 구성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이미 있던 기술들을 결합하면 쉽게 나오는 수준”이라고 반박했습니다.

2. 법원의 판단 포인트

제가 실제 소송에서 자주 보는 쟁점 두 가지가 이번에도 그대로 나왔습니다.

(1) 유색·형광 식별 테이프

원고는 “사용자가 쉽게 찾도록 유색이나 형광 테이프를 붙였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선행발명에도 이미 개봉 위치를 색깔로 표시한 사례가 있고, 단순히 당김 탭을 유색 처리하는 것은 통상의 기술자가 쉽게 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2) 풀림방지테이프 vs 접착제

또한 원고는 “마지막 루프부를 테이프(접착제가 묻은 띠)로 붙이는 것은 선행발명 7의 단순 접착제 도포와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결국 실을 고정하는 동일한 원리이고, 선행발명에도 접착제+테이프의 선택적 사용이 이미 개시되어 있다”며 쉽게 극복 가능한 차이로 평가했습니다.

즉, 눈에 보이는 차이가 있더라도 그 차이가 기술적 과제 해결에 본질적인 기여를 했는지가 관건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한 것입니다.

3. 제가 실무에서 느낀 점

제가 비슷한 사건을 맡았을 때, 의뢰인들이 자주 하는 착각이 있습니다.
“기존 것과 모양이 좀 다르니 특허가 되겠지.”
하지만 실제 법원은 이렇게 봅니다.
“그 차이가 정말 기술적으로 새로운 효과를 만들었는가? 아니면 단순한 변형인가?”

예전에 어떤 의뢰인이 생활용품에 단순히 색상을 추가한 발명으로 특허를 받으려 했습니다. 심사 단계에서는 통과했지만, 무효심판에서 바로 진보성 결여로 깨졌습니다. 이 사건 판결도 같은 맥락입니다.

4. 이번 판례가 주는 교훈

1. 색상이나 단순 표시만으로는 특허가 어렵다.
   소비자 편의성을 높였더라도, 그게 기존 기술자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진보성이 부정됩니다.

2. 접착제냐 테이프냐 같은 단순 대체는 차별성이 아니다.
   동일한 원리로 동일한 목적을 달성한다면, 단순한 소재·방식 변경은 진보성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3. 명세서 작성 시 ‘효과’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단순히 “풀림을 방지한다” 수준이 아니라, “기존 기술보다 ○% 이상 강도가 유지된다” 같은 실험 데이터가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5. FAQ

Q1. 왜 단순히 색상 차이는 특허로 인정되지 않나요?
→ 누구나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변형이라면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Q2. 접착제와 테이프는 다르지 않나요?
→ 원리는 동일합니다. 실을 고정하는 목적과 효과가 같으면 ‘동등수단’으로 보아 진보성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Q3. 그럼 어떤 경우에 진보성이 인정되나요?
→ 기존 기술이 풀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고, 그 해결책이 기존 기술자가 쉽게 떠올릴 수 없는 방식일 때만 인정됩니다.

결론

[2024허14971] 사건에서 법원은 “유색 테이프”와 “풀림방지테이프”라는 차이가 있더라도, 이는 통상의 기술자가 쉽게 도출할 수 있는 정도라며 진보성을 부정했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늘 강조드리는 말이 있습니다.
“특허는 눈에 보이는 차이가 아니라, 문제 해결 방식의 본질적 차이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한 변형은 등록되더라도 무효심판에서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12년 이상 경력의 변리사가 판례와 실무 경험을 토대로, 기업이 흔히 빠지는 함정을 피하도록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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